# 진안이 온다, 신지현이 간다
여자프로농구는 2018~2019시즌까지만 해도 정규리그 챔피언이 챔피언 결정전에 직접 진출하고 2, 3위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계단식 포스트시즌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2019~2020시즌부터는 정규리그 4위 팀에게도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이 주어지며, 1, 4위와 2, 3위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크로스 토너먼트'가 도입됩니다. 이는 6개 팀 중 상위 4개 팀, 즉 상위 67%만이 봄 농구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2012년 창단한 하나은행은 2022~2023시즌까지 11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2위를 차지했던 2015~2016시즌은 혼혈 선수 사태로 인해 몰수패를 당했고, 3위였던 2019~2020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일찌감치 시즌이 끝나고 플레이오프 없이 시즌이 끝났습니다. 지난 시즌 하나은행이 봄 농구 첫 출전을 확정했을 때 선수들이 그토록 기뻐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 4위였던 경기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FA 시장에서 특급 센터 진안을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에이스 신지현(신한은행 에스버드)이 보상 선수로 팀을 떠났기 때문에 진안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좋지 않은 소식도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은행은 아시아 쿼터 선수 와타베 유리나와의 계약도 건강 문제로 종료되었습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공존하는 이번 시즌 하나은행의 성적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창단 12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봄 농구 대회
2021년 리그 최고의 슈터이자 하나은행의 에이스였던 강이슬(일명 '스티븐 이슬')이 KB스타즈로 이적한 후 신지현이 하나은행의 에이스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신지현은 2021-2022시즌 17.8득점 3.8리바운드 5.2어시스트, 2022-2023시즌 15.3득점 3.6리바운드 4.6어시스트로 팀을 이끌었지만, 혼자서 하나은행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지는 못했습니다.
신지현이 고전하던 2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던 하나은행은 2022-2023시즌이 끝난 후 마침내 '투자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FA 시장에는 여러 명의 거물급 선수들이 있었지만 하나은행이 영입한 선수는 다름 아닌 신세계 쿨캣 시절 팀의 에이스였던 베테랑 김정은이었습니다. 김정은은 안팎을 넘나들 수 있는 뛰어난 득점력과 젊은 선수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뛰어난 리더십을 갖춘 선수입니다.
지난 9월에는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두 차례 부여하고 이중 가드 김시온을 영입했습니다. 물론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으로 선발된 선수가 얼마나 우수한 선수로 성장할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은행에 필요한 것은 미래 전망이 아니라 코트에서 바로 플레이할 수 있는 '즉시 전투력'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포지션에 걸맞은 키(175cm)와 1~3번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는 김시온은 하나은행으로서는 매우 적절한 영입이었습니다.
하나은행의 김도완 감독은 김정은과 김시온을 영입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팀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선발 신지현, 양인영, 정예림, 김정은이 30분 정도의 출전 시간을 책임졌고, 두 포지션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김시온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여기에 시즌 후반기 복귀한 유망주 박소희가 14경기에서 6.57득점 3.4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알톨란과 같은 활약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지난 시즌에 그랬던 것처럼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정규시즌 내내 '양강' 우리은행과 KB를 상대로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고, 삼성생명에도 1승 5패로 크게 뒤처졌습니다. 결국 하나은행은 플레이오프에서 KB를 만나 3연패를 당하며 평균 승점 13점 차로 뒤처졌습니다. 하나은행이 신한은행과 BNK처럼 하위권 팀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면 창단 후 처음으로 봄 농구 리그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진안을 영입했지만 극심한 전력 소모를 겪고 있는 하나은행
양인영, 김시온, 김단아 등 내부 FA 3명을 모두 영입한 하나은행은 계약 기간 3년, 연봉 총액 3억 6천만 원에 FA 시장에서 진안을 영입하며 부족한 키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에이스 신지현이 보상선수로 BNK에 지명되었고 신지현은 추가 트레이드를 통해 신한은행으로 이적했습니다. 또한 2022-2023시즌 제6회 여자부상을 받은 재미교포 가드 김애나는 은퇴를 선택했습니다.
신지현의 이적이 아쉽지만 지난 시즌 팀 리바운드 5위(36.8개)를 기록했던 하나은행은 득점 3위(17.47점), 리바운드 2위(10.43개)를 기록한 진안의 합류로 키가 크게 강화됐다. 특히 박지수는 이번 시즌 WKBL에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진안은 골밑에서 더 자유롭게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뛰어난 개인 성적과 하나은행의 순위 상승을 모두 이끌 수 있다면 진안은 올 시즌 MVP 후보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올 시즌 신지현의 이적과 김애나의 은퇴로 하나은행의 가드라인이 약화되었습니다. 또한 아시아 쿼터 전체 3순위로 지명된 와타베 유리나도 건강 문제로 계약이 종료되었습니다. 따라서 프로 4시즌째를 맞이하고 있는 박소희의 활약은 하나은행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오프시즌 동안 대표팀을 경험한 박소희가 이번 시즌 향상된 기량을 보여준다면 하나은행은 가드라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29분 9초를 뛰었던 김정은은 김한별이 은퇴한 후 리그 최고령 선수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탄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즌 중후반 상황에서 많은 시간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시즌 초반부터 출전 시간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지난 시즌 짧은 출전 시간과 적은 경기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던 유망주 엄서이와 박진영이 이번 시즌 더 큰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토토사이트](https://www.outlookindia.com/xhub/e-gaming/sports-toto-sites)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센터 진안을 영입했지만, 올 시즌 하나은행이 최고의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농구 팬은 많지 않습니다. 하나은행이 농구 팬들의 기대를 깨고 지난 시즌처럼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